어? 6월 21일.

Posted 2009.06.25 10:19

날씨가 꾸물.
(장마는 이제 일기예보에도 끼지 못하는 이상한 기후대)

아침 전철에서 고막이 찢어져라 유행가를 듣고 있는 불쌍한 놈을 애써 무시하며
가방속에 묻어둔 낯잊은 전화 벨 소리를 들었다.
'우리집'.....
아내가 그랬다.
'우리 21일 그냥 지나 버렸네'

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

'그러게'
오늘이 25일. 벌써 4일이나 지났는데....

생각해 보니 그 날,
난 축구한다고 회사로 갔었고
돌아와선 머리하러간 아내와 애들과 통화하고 혼자 라면을 끓여 먹었었다.

요즈음 회사일로 조금 늦다보니 그냥그냥 지내고 있었다.
바쁜게 좋은거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그냥.
일상에 비중을 두고 그냥.


시간이란게 흐르다보면 참 중요하게 생각하던 것도 잊어 먹구 하나보다.
지금이 더 중요하다며... 그냥 잊어 먹구 하나보다.

'이번엔 니가 먼저 좀 챙기지...'
'그러게, 오늘 맛있는거 사먹자'
'나 오늘도 늦어'
'그럼 나중에 먹어'


먹는거 말고는 그렇게 할 일이 없는 걸까.
살붙이고 사는 시간의 밀도가 공유되는 시간양의 밀도보다 높아 보였는데...
미각을 통한 만족감 이상을 생각해 내지 못하는 우리가
귀먹어가는 불쌍한 그 놈처럼  우울해 보인다.

기대감이 일상으로 바뀌어 버린 듯.
그래,
언제나까지 불덩어리를 안고 살순 없겠지.
그래도 일년에 한두번 이상은 그 불덩어리를 기억하고 살았으면...아니, 되살릴 수 있었으면 좋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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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준

Posted 2009.03.13 13:35

내가 가진 삶의 "기준"으로

이 세상은 살만한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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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구마

Posted 2008.07.30 14:40
1.
하루에 딱 20분 집안으로 햇살이 들었다.
원하면 언제나 느낄 수 있는 햇살.
그렇다고 똑바로 볼 수도 없는 하늘 위 그 따스함이 그리웠다.
언제나 집 안에서만.

햇살 넉넉한 집으로 이사를 했다.
남향.
빨래를 새롭게 말리는 놀라운 방법을 깨닫게 되었다.
20분 이상 햇살에 내어 놓는, 신기한 방법.


2.
이사 하며 따라 온 듯 한 종이박스
그 속에
쥐어짜도 물한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고구마들이 있었다.
마지막 힘을 다한 듯 파란 싹 몇개
몸 속에서 밀어내고 하찮은 생명이 끝나길 기다리듯 보였다.

버릴까?

그 중 2개를 골라 붉거죽죽한 플라스틱통에 담고
물을 부었다.
그냥 수돗물 받아다 조금 부었다.
그리고 빨래 말리듯 남향 햇살에 내어 놓았다.

다음날 아침
고구마는  무슨 보약이나 먹은 양
손바닥 크기의 줄기를 쭉쭉 뱉어내고 있었다.
바닥 쪽으론 굵은 흰 실들을 잔뜩 깔고

신비다.

그리고 생각했다.
말라버린 몸 어디에
저런 줄기와 뿌리들을 숨기고 있었을까
냄새나는 수돗물 조금 먹고
어떻게 저런 놀라움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

그날 이후로 줄기는
집 배란다의 1/3을 차지하고 있다.

3.
내..
마음이
마르고 말라 부서져 흩날리는 흙 되고 하늘 나른다.

오늘 따라
수돗물이 마시고 싶다.


 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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